소개
매년 5월, 해외주식 투자자라면 누구나 ‘양도소득세’라는 숙제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런데 같은 종목을 똑같이 사고팔았는데도, 친구와 내가 내는 세금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 비밀의 열쇠는 바로 내가 이용하는 증권사별 양도소득세 계산 방식에 숨어있습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수익률에만 집중할 뿐, 정작 내 세금이 어떤 기준으로 계산되는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입선출법’과 ‘이동평균법’. 이름부터 어려운 이 두 방식의 차이가 수십, 수백만 원의 세금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늘, 이 복잡한 세금 계산의 세계를 명확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양도소득세 계산의 두 가지 기준 : 선입선출법 vs 이동평균법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는 ‘양도차익’, 즉 주식을 팔아서 번 돈에 대해 부과됩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죠. 하지만 문제는 ‘그래서 얼마에 사서 얼마에 판 것으로 볼 것인가?’를 결정하는 기준이 증권사마다 다르다는 점입니다. 특히 여러 번에 걸쳐 주식을 나눠 샀을 때(분할 매수) 이 차이가 발생합니다.

1. 선입선출법 (FIFO: First-In, First-Out) – “먼저 들어온 게 먼저 나간다”
선입선출법은 말 그대로, 가장 먼저 매수한 주식부터 순서대로 매도된 것으로 간주하는 방식입니다. 마치 컨베이어 벨트 위에 물건을 순서대로 올려놓고, 반대편에서 도착하는 순서대로 빼내는 것과 같습니다.
- 장점 : 매도되는 주식의 취득 단가가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이를 통해 투자자는 주가가 많이 올랐을 때 일부러 비싸게 산 주식(나중에 산 주식)을 먼저 파는 것처럼 세금 신고를 조정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내가 어떤 주식을 팔고 있는지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습니다. (단, 국내 대부분 증권사는 FIFO를 강제 적용합니다.)
- 단점 : 내가 직접 엑셀 등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지금 파는 주식의 실제 매수 단가가 얼마인지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2. 이동평균법 (Moving Average) – “모든 걸 섞어서 평균!”
이동평균법은 **주식을 추가로 매수할 때마다, 기존에 보유한 주식의 평균 매수 단가(평단)를 새로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여러 색의 물감을 하나의 통에 계속 섞는 것과 비슷하죠. 새로 물감을 부을 때마다 통의 전체 색깔이 조금씩 바뀌는 것처럼요.
- 장점 :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직관적입니다. 내가 보는 MTS 앱의 ‘평균 단가’와 ‘수익률’이 세금 계산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습니다.
- 단점 : 내가 특정 시점에 싸게 산 주식만 골라서 파는 등의 전략적 매도가 불가능합니다. 무조건 전체 평균 단가를 기준으로 세금이 계산됩니다.

실전 비교 : 같은 매매, 다른 세금? (계산 예시)
백 마디 설명보다 한 번의 계산이 더 확실하겠죠. A씨가 ‘테슬라’ 주식을 아래와 같이 분할 매수 후 일부 매도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 1차 매수: 2024년 1월, 10주를 주당 $150에 매수
- 2차 매수: 2024년 3월, 10주를 주당 $200에 매수
- 매도: 2024년 6월, 보유 주식 중 10주를 주당 $250에 매도
Case 1: 선입선출법(FIFO) 증권사의 양도차익
선입선출법에서는 가장 먼저 산 ‘1월 매수분’ 10주가 팔린 것으로 봅니다.
- 양도 가액 (판 금액): 10주 × $250 = $2,500
- 취득 가액 (산 금액): 10주 × $150 = $1,500
- 양도 차익: $2,500 – $1,500 = $1,000
선입선출법과 이동평균법의 차이가 헷갈리신다면 아래 영상들을 참고해보세요!
Case 2: 이동평균법 증권사의 양도차익
이동평균법에서는 먼저 평균 단가를 계산해야 합니다.
- 총 매수 금액: (10주 × $150) + (10주 × $200) = $1,500 + $2,000 = $3,500
- 총 보유 주식 수: 20주
- 평균 취득 단가: $3,500 ÷ 20주 = $175
- 양도 가액 (판 금액): 10주 × $250 = $2,500
- 취득 가액 (산 금액): 10주 × $175 (평균 단가) = $1,750
- 양도 차익: $2,500 – $1,750 = $750
결과가 보이시나요? 똑같은 거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입선출법 증권사에서는 양도차익이 $1,000, 이동평균법 증권사에서는 $750로 계산됩니다. 당연히 내야 할 세금도 달라지죠. 이처럼 어떤 양도소득세 계산 방식을 쓰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주요 증권사별 양도소득세 계산 방식 총정리
그렇다면 내가 사용하는 증권사는 어떤 방식을 채택하고 있을까요? 2025년 기준으로 국내 주요 증권사의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부분의 전통적인 증권사는 국세청의 기본 원칙인 선입선출법을 따르고 있으며, 사용자 편의성을 강조하는 일부 증권사에서 이동평균법을 사용합니다.
증권사 | 적용 방식 | 주요 특징 |
---|---|---|
미래에셋증권 | 선입선출법 (FIFO) | 먼저 매수한 주식부터 순차적으로 매도되는 것으로 간주하여 계산 |
키움증권 | 선입선출법 (FIFO) | 홈페이지 및 HTS에서 선입선출법 기준 양도세 가계산 서비스 제공 |
NH투자증권 | 이동평균법 | 해당 종목의 평균 취득 단가를 기준으로 양도차익을 계산 |
한국투자증권 | 선입선출법 (FIFO) | 매수 시점이 빠른 주식이 먼저 매도된 것으로 처리하여 세금 산정 |
삼성증권 | 선입선출법 (FIFO) | 다른 많은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선입선출법을 채택 |
KB증권 | 선입선출법 (FIFO) | 선입선출 방식을 통해 양도소득세를 계산 |
신한투자증권 | 선입선출법 (FIFO) | 해외주식 매도 시 선입선출법을 적용 |
토스증권 | 이동평균법 | 사용자 편의성을 위해 직관적인 이동평균법을 기준으로 세금 계산 |
자주 묻는 질문 (Q&A)
Q1. 어떤 계산 방식이 투자자에게 무조건 더 유리한가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하는 주식을 분할 매수했다면, 예시처럼 이동평균법이 당장의 세금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남은 주식을 팔 때는 평균 단가가 높아져 있어 결국 내야 할 세금의 총량은 비슷해집니다. 즉, 세금을 ‘언제’ 내느냐의 차이(과세이연 효과)가 있을 뿐, 절대적인 유불리를 따지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선입선출법은 과세 표준을 명확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Q2. 증권사를 옮기면 계산 방식이 바뀌나요?
네, 그렇습니다. A증권사(선입선출법)에서 B증권사(이동평균법)로 주식을 옮기면(타사대체출고), B증권사의 계산 방식인 이동평균법을 따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취득 단가 계산이 복잡해질 수 있으므로, 주식을 옮기기 전에는 반드시 양쪽 증권사에 확인하여 세금 계산에 불이익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나의 증권사, 나의 세금. 알고 대비하자
결론적으로, 어떤 양도소득세 계산 방식이 절대적으로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동평균법은 이해하기 편하고, 선입선출법은 과세 기준이 명확하다는 장점이 있죠.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사용하는 증권사가 어떤 방식을 쓰는지 인지하고, 내 투자 스타일에 미칠 영향을 미리 파악하는 것’입니다. 특히 연말에 양도차익을 조절하여 절세 전략을 세우는 투자자라면, 이 차이를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지금 바로 여러분이 쓰는 증권사 앱을 켜고, 양도세 계산 기준을 확인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 여러분의 증권사는 어떤 방식을 사용하나요?
혹시 다른 증권사를 사용하시거나, 이 두 가지 방식에 대한 경험담이 있다면 댓글로 자유롭게 공유해주세요! 많은 투자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겁니다.